시장에서 이제 Gen AI의 초기 ‘와우 모먼트’를가 지나고 있는 듯 하다. 적어도 early-adopter 사이에서는.
Midjourney 생성 이미지, Runway Gen-2 생성 동영상, GPT-4 기반 ChatGPT의 놀라운 기능에 ‘와우’하는 시점은 지나고, 이제는 ‘GPT-3.5보다 20배나 비싼 GPT-4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할까’, ‘GPT-3.5 fine-tuning API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fine-tuning 결과가 GPT-4 만큼 나오지 않으면 ROI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수준의 고민을 접하게 된다.
새로운 기술에 ‘와우’하는 시점이 지나면서, 이를 어떻게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한 논의로 그 관점이 바뀌고 있는 시점이다. 기술이 확산.보편화하면서 자연스럽게 emerge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Gen AI 기반으로 어떤 사업화,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시점이다.
하여, 새로운 사업화 기회가 어떤 패턴으로 펼쳐질까,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어떤 기회들을 모색해 볼까 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본다.
시장의 변화 과정에 대한 생각
Gen AI 기반으로 만들어질 사업화 기회의 규모는 (현재 13조 달러 규모 기업 가치를 가지는) 인터넷 비즈니스보다 클 것이라고 보며 [Two Cents #59],
이러한 disruptive 기술에 의한 시장의 변화는 크게 아래의 과정을 거치며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Two Cents #58]
기존 방식에 새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 & 새 기술.방식에 의한 ‘장난감 같은’ 시도의 혼재
새로운 기술, 방식에 맞는 새로운 모델, 비즈 모델의 등장 (’2세대 모델’)
‘2세대 모델’에 기반한 완전히 새로운 산업 구조의 구축
또 하나의 방식 — “변하지 않는 소비자의 니즈, 욕구를 찾아서”
이러한 과정이 Gen AI 분야에 적용되면 어떤 패턴을 보일까 예상하기 위하여, 먼저 90년대 후반 웹 기술에 의한 새로운 기회들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다시 살펴 보았다.
90년대 후반 ‘웹 전환’ 과정 Timeline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먼저 각 카테고리 별로 새로 등장한 서비스를 런칭 시점별로 정리하고, 그 카테고리에서 나름 ‘큰 성공’은 빨간색, 좀 ‘작은 성공’은 노란색으로 표시한다. (그 패턴을 보기 위한 자의적 기준에 의한 것이니 너무 정확하지 따지지는 말자 :-)
이 타임라인에서 몇 가지 주목할만 한 점을 정리해 보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 첫 번째 시도는 ‘원시적인 형태’로라도 대부분 극초기에 등장한다. 마치 ‘Cambrian explosion’ 시기같이. 웹 전환기의 극초기는 (Netscape Moment라고 부르는) 1995년에서 1996년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 한 ‘초기 성공 케이스’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들의 초기 성공은 운칠기삼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창업자도 애초에 인지하지 못하고 시작한) 어떤 moat가 있었고 이 것이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초기 성공을 거두는 경우라고 본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카카오의 시작점이 된) ‘한메일’, (네오위즈의 시작점이 된) ‘세이클럽’이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물론 이 ‘첫 번째 시도’들이 모두 성공하지는 못하고 대부분 실패하였으며 (당시 검색 분야의 치열한 경쟁자들을 기억해 보자. Excite, Lycos, AltaVista, 다찾니, 까치네 등), 각 분야의 주목할만 한 ‘큰 성공’은 몇 년 후 (기술, 인프라, 단말기, 비즈모델 등) ‘여러가지 여건’이 맞아 떨어질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셜 네트워크’이다. 1995년 처음 등장한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인 GeoCities, 네띠앙 등이 이후에 등장한 싸이월드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후 다시 10년이 더 흘러서야 페이스북이라는 ‘큰 성공’이 등장하게 된다.
또 하나 예는 스트리밍/OTT 서비스. 1996년 국내에서 Real Networks 스트리밍 기반으로 음악을 (심지어 28.8Kbps 모뎀으로 접속해서) 들을 수 있는 ‘가요톱텐’ 서비스가 모 일간지의 온라인 신문에 이어 방문자 수 기준 국내 2위 사이트가 된 적도 있다. (참고로, 내가 처음 창업한 아이네트에서 1996년 만들었던 서비스이다 :-) 미국에서는 (현재 NBA Dallas Mavericks 구단주이기도 한) Mark Cuban이 창업한 Broadcast.com를 1999년 닷컴 버블의 정점에서 Yahoo가 57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스트리밍/OTT 서비스 보편화는 그 이후에도 10년이상 더 지나서 Spotify, YouTube, 그리고 Netflix에 의해 완성되었다.
특히 (구글, 네이버 같이 업계의 지각 변동을 가져 오는) ‘큰 성공’은 (기술, 인프라 뿐 아니라) 이전에 없었던 무언가, 특히 ‘비즈 모델’이 새롭게 가능해졌을 때에야 비로서 가능해진다. 이를 나는 “2세대 모델”이라고 부르며, 이 단계가 되어야 비로서 새로운 disruptive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생태계와 경제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러나, reset moment가 진정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 방식에 맞는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부터 이다.
이 모델의 등장으로 이전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새로운 경제 모델의 만들어지면서, 검색과 온라인 서비스 (게임 포함) 분야에 기존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경제 모델이 등장하고, 이를 통해 이후에 등장하는 모든 온라인 서비스을 받쳐 주는 경제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 [Two Cents #58]
때로는, 큰 흐름과 관계없는 ‘갑툭튀’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없던 무언가를 창출해서 ‘새로운 무언가’의 시조가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세이클럽, 한게임, 리니지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많은 경우, 이러한 것들은 무언가에 미쳐 있는 괴짜/천재들이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 내는 경우인데, 기술 역사에서는 항공 분야를 새로 만들어 낸 라이트형제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disruptive 기술이 등장하는 초기에는 “‘청바지’ ‘곡괭이’ 같은 툴을 파는 비즈니스의 기회가 더 크다”는 이야기를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B2C이든 B2B이든) 직접적인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하는 비즈니스가 훨씬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들 비즈니스를 돕는 ‘툴 비즈니스’는 구조적으로 ‘훨씬’ (order of magnitude) 작은 규모의 비즈니스 밖에 만들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서부터 나는 대체적으로 ‘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 편이다)
실제 웹 기반 툴 비즈니스도 초기에 큰 관심을 많이 끌었지만 정작 ‘큰 성공’으로 가는 길을 길고 험하였으며, 그나마 크게 성공한 비즈니스는 (AWS, Shopify 같은) ‘인프라’ 플레이로 국한되었다. 긴 역사를 돌아 보더라도 ‘증기 기관’ 기술을 활용하여 만들어지는 고객 가치는 결국 산업 혁명까지 이끌어 냈지만, ‘증기 기관’ 비즈니스 자체는 일정 규모 이상 크게 성장하지 못 한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disruptive 기술이 시장에서 펼쳐지는 패턴은, 비단 90년대 후반의 웹 기술의 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300년 가까운 산업 혁명의 긴 역사에서도 여러 번 반복되어 온 패턴이다.
증기 기관은 애초 영국의 석탄 광산에서 많이 발생하는 물을 배수하기 위한 기술로 처음 등장하였지만 생산 설비의 주된 동력으로, 그리고 기관차, 증기선 등 이동 수단의 주 동력으로 확장되면서 산업혁명의 enabling tech이 되었고, 화학은 당초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인) 염료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애초의 동기였지만 이후 질소 비료, 제약, 그리고 20세기 유전 발견 이후 석유 화학까지 확대되면서 20세기를 ‘풍요의 세기’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당초 고래 기름, 비정제 원유 등을 사용한 등불을 대체하기 위하여 발명된 전기가 이후 모터를 통하여 20세기 산업의 주된 동력원이 된 것도 비슷한 패턴이고.
Gen AI도 큰 흐름에서는 위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 맥락에서 나는 투자자로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아래의 시각을 가지고 시장을 보고 있다.
웹초기와 다른 점 하나는, LLM 인프라의 역할과 value capture, 이에 대한 투자 기회가 꽤 크게 있다는 점이다.
웹 초기에도 브라우저 및 이 인프라 기반의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의 창은 아주 짧은 기간 후 닫혔다. 예를 들면, 1995년 초기에 Netscape가 Navigator 브라우저 기반의 막대한 트래픽 규모를 잘 활용하였다면, Yahoo!, Google을 뛰어 넘는 포털/검색 서비스로 진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Netscape가 좀 헤메고 마이크로소프트가 Explorer 무료 공개로 ‘브라우저 전쟁’을 시작하면서, 그 시장 윈도우는 금방 닫혀 버렸다.아직 LLM 인프라 플레이에 대한 투자 기회가 조금 남아 있다고 보지만, Big Tech 중심으로 돌아 가는 글로벌 시장 흐름, 글로벌 흐름을 1~2단계 뒤에서 따라 가는 국내 현황으로 볼때 국내 시장에서 LLM 인프라 투자 기회가 과연 얼마나 더 남아 있을지 의문이 크기는 하다.
다만, 여기에서는 LLM 인프라에 대한 투자 기회 보다는, LLM 기반 비즈니스 중심의 투자 기회에 집중한다.
초기에 기존 방식과 Gen AI 기술이 결합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면서, 그 중에 몇 가지 ‘초기 성공 케이스’ 및 ‘갑툭튀’가 등장할 것이다. 한메일, 세이클럽, 리니지 같은. 투자자로서 이러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현재 단계에서는 기존 비즈니스의 흐름에 AI가 접목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고객 가치 (value prop)’를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가 어떻게 가능할 지, 다양한 시각에서 잘 모니터링하면서 슬며시 등장하는 이런 기회를 빨리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초기에는 ‘GPT wrapper’ 유형의 가장 쉬운 구조의 비즈니스가 만개하겠지만 그들 대부분은 실패할 것이고, 이들 중에 ‘초기 성공 케이스’를 만드는 것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 및 moat를 쌓기 위한 창업자의 지난한 노력, (초기 한메일, 세이클럽의 ‘come for the tool, stay for the network’ ‘네트워크 효과’와 같은, 어쩌면 창업자도 미처 인지하지 못한) 비즈니스에 내재된 moat, 그리고 약간의 ‘운’이 결합하여 가능할 것이다.
범위를 넓혀 향후 10년의 시각에서 보면, (구글, 네이버와 같이) 시장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2세대 모델’ 비즈니스가 주는 새로운 기회가 (기존 방식 + 새로운 기술 대비) 훨~씬~ 큰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유형, 방식, 철학을 가진 비즈니스 형태로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2세대 모델’이 가능해지기까지 얼마의 시간, 어떤 과정을 거칠지는 시장의 상황, 기술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이다. 웹의 경우도, 1995년 Netscape Moment를 기점으로 웹의 대중화가 시작되었음에도, 실제 구글과 네이버가 설립된 것은 그후 3년이 지난 1998년임을 기억하자. Gen AI의 경우에도 (18세기 증기 기관의 경우와 같이 수십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은 확실하지만) 실제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이렇듯 ‘2세대 모델’이 어떤 모습, 어떤 구조가 될지 기존의 경험 기반으로는 유추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시각에서 그 기회의 창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기존 사고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Contrarian Thinking’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잘 watch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시장을 잘 watch하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새로운 것들을, 최대한 그 표면적으로 보이는 기능, first-order 시장 기회에 매몰되지 않으며, 그 것이 어느 규모의 TAM을 가지는 시장의 어떠한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지의 시각에서 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Dumb Idea Paradox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많은 기업의 신 사업 계획이 ‘OO한 이유로 그 것이 과연 가능하긴 할까요?’ 라는 질문을 얼마나 많이 받고 거기에서 좌초하는지 상상해 보자!)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생각
투자자로서는 이와 같은 시각으로 투자 기회를 찾겠지만, 향후 몇 년간 단기적으로는 비즈니스 기회가 어떻게 펼쳐질 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자면:
B2B 분야의 AITx 니즈 폭발
단기적으로 아주 큰 기회가, 대부분의 기업에서 압박을 느낄 ‘AI Transformation (AITx)’에 대한 B2B 수요로부터 나올 것이다.
기업 규모와 관계 없이 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 니즈가 (지금 당장은 기업마다 온도차가 크지만) 향후 2-3년간 대부분의 기업에 보편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부분의 기업에 이러한 AITx를 진행할 내부 인력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다. 최근 AI에 의한 수요 급증으로 인하여 Palantir 주가가 급등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단순하게는 단순 Prompt Engineering, 데이터 embedding + RAG, LangChain 등 프레임워크 기반 LLM App, 플러그인 function calling API 등을 통한 외부 서비스 연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LLM App 개발을 하는 수준에서부터, 더 나아가면 LLM fine-tuning, private/on-premise LLM 등 다양한 수준의 “LLMOps” 등, 기업 규모, 다양한 요구 수준 등에 맞는 다양한 수준 및 형태의 니즈가 등장할 것이다.
당연히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B2B 비즈니스가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고, 이는 90년대 후반 등장한 수많은 웹 에이전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시장의 성장에 따라 관련 업체 및 비즈니스 규모가 급 성장하면서 단순한 ‘웹 에이전시’ 혹은 컨설팅, (no/low-code 등 기반) 툴/SaaS 플랫폼, 기업향 “LLM App Store” 등 다양한 형태의 B2B 비즈니스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아주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업체도 꽤 등장할 것이다. (2000년 전후 몇백억 매출 규모의 웹 에이전시 상장 계획도 꽤 있었다)
이후 3-5년 정도 지나면서 시장이 성숙하고 그동안 관련 인력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면 이러한 비즈니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도 그 구조가 성숙되어 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선두업체는 기술, 플랫폼, 고객 lock-in 등의 moat를 구축하면서 다음 단계로 진화하여 인프라 플레이 혹은 B2B 플랫폼으로 성장해 가겠지만 (예: AWS, Databricks, Snowflake), 그렇지 못한 많은 업체들은 시장 성숙 단계를 지나면서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Engineer”
관련 AI Tech Stack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하기 바라며,
여기에서는 새로운 LLM App 개발에 맞는 “AI Engineer”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tech stack 및 개발 방식이 emerge할 것으로 보이며, 이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 migration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LLM App을 개발하는 “AI Engineer”는, 당연히 ML engineer와도 다를 것이고, front-end back-end full-stack으로 구분되는 기존 engineering 구분과도 다른 새로운 engineering discipline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좀 더 develop해 보아야 할 듯 하다)
한편, B2C 분야에서는 …
B2C 분야에서도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이 폭발적으로 만들어져서 등장하고 (그 중 대부분은 금방)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몇 가지 특징을 예상해 보자면:
국내 B2C 및 SaaS 분야에서, 생산성, workflow 분야의 새로운 시도는 그리 많이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는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 시장의 특성이 그렇고, 이 시장 특성에 따라 스타트업 업계도 이에 맞추어 형성되어서 이기도 하다. 90년대 후반에도 한메일 외에는 생산성, workflow 분야의 시도는 많지 않았다. (정확히는, 기업용 그룹웨어를 포함한 몇 가지 시도들이 있었지만 그 범위가 다양하지도 않았고 그리 성공적이지도 못하였다)
국내 B2C 분야에서는 특히 게임, 컨텐츠, 엔터테인먼트, 연예/연애, 성인 분야의 새로운 실험적 시도들이 특히 강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후반의 몇 가지 주목할만한 것들을 살펴 보면, 대략 이 분야에서 어떤 유형의 새로운 것들이 등장할 지에 대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IRC chat의 웹 버젼으로 시작한 ‘세이클럽’은 ‘실시간 소통’이라는 새로운 사용자 행동 패턴을 만들어 내면서 (자체적으로 내재한 ‘네트워크 효과’에 힘입어) 빠르게 소셜 플랫폼으로 성장하였고,
한게임은 캐주얼 게임, 특히 카드.보드 게임 중심으로 (기존에 가능하지 않았던) ‘실시간 놀이’ 니즈를 만족시키며 게임 포털로 성장하여 ‘피망’등 관련 플레이어 군을 만들어 냈고,
(Unix에 내장되어 있던 Rogue, Hack 등) 텍스트 UI 기반 D&D 게임을, 먼저 텍스트 MUD로 만든 ‘단군의 땅’, 여기에 그래픽을 입힌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이 MMO 온라인게임 군을 만들어 냈다.
무책임하게 몇 가지 생각을 마구 던져 보자면:
(Lensa, Avatar.ai와 같은) 개인 표현을 다양하게 하는 AI 툴을 다양한 외부 공간 (B2C 소셜, 제페토/인스타 등)과 연동. 개인의 소셜 니즈에 따른 더 자유로운 자기 표현이 가능한 툴로 진화. 대상 사용자 층의 특성에 맞게 tweak해서 각 개인의 소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 (예: 10대, 초딩 대상) 등
초개인화 챗봇 에이전트 (aka ‘반려지능’): 예: ‘심심이’, ‘아프리카TV’+AI 챗봇 (OnlyFans의 ‘22년 GMV $5.6b, 순 매출 약 $1.1b, 사용자 2.4억, 크리에이터 수 320만이다)
기존 workflow + 기존에 가능하지 않았던 무언가 새로운 기능 (예: 요약, 문장/이미지 생성/수정, 추론, autonomous agent등이 결합된)
좀 구체적으로는, LLM, API를 통해서 제공되는 특정 기능들을 조합, 수정, 개발하여 대상 고객층의 니즈와 workflow에 맞는 서비스. 특히 Zapier 툴과 결합하여 개인의 다양한 작업 공간 (Google, Office365, Slack, Notion 등)과 연동되어 다양한 workflow automation을 지원하는 많은 AI point tool들의 LLM 앱스토어 혹은 SaaS 서비스
기술적으로는 LLM 기반 한글 transcription도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 가능한 꽤 높은 수준에 올라 와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업무용 workflow/툴 서비스는 (영어 대비) 상당히 부족한 편. 예를 들면, 잡생각을 수시로 음성으로 기록해 두면 이를 (블로그, 업무용 보고서, 페북, 인스타, To Do List 등) 각각 목적에 맞는 글 형태로 생성.저장하는 서비스
직장인을 위한 업무용 툴. 소셜 공간에서의 자기 표현을 위한 툴. 쇼핑 자동화/개인화 툴 등
여기에 어떤 유형의 B2C 서비스들이 등장할 지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더 하자면:
AI-augmented
첫 번째 B2C 서비스 wave의 가장 큰 특징은 “AI-augmented” 서비스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Gen AI 기술이 사용자의 behavior를 크게 바꾸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90년대의 웹, 2010년 전후의 모바일 기술은 (그 이전 세대의 기술 대비) 사용자의 behavior에 꽤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웹은 기존에 전혀 없었던 ‘온라인 활동’을 새롭게 만들어 냈고, 모바일도 (위치 기반, always-connected 등) 웹과 상당히 다른 행동 패턴을 만들어 냈다. (Uber는 ‘위치 기반’ ‘always connected’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서비스이다)
반면, Gen AI는 기존의 서비스의 효율을 크게 올리지만 기존 사용자 behavior 자체를 크게 바꾸지는 않는 특성을 가진다. (이미지 생성, 동영상 편집도 기본적으로는 기존 작업의 효율성을 올리는 과정이다)
이는 상당히 많은 B2C 서비스 분야에서 신규 시장 진입자보다 기존 사업자가 훨씬 유리한 입장을 가진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 Microsoft, Google, Notion, Adobe, Figma, Salesforce 등 기존 서비스에 바로 AI 기능을 강화하면서 시장 입지를 (신규 진입자 대비) 먼저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 그 대표적 예이다.
이는 신규 시장 진입자가 기존 사업자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서 같은 응용 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먼저 적용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패턴이 당분간 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를 모바일과 비교해서 설명해 보면:
아래의 그래프는 2018년 기준 유니콘 기업들의 창업된 연도별 숫자를 표시한 것이다.
2008년 애플 앱스토어가 런칭한 후 몇 년간, 기존 사업자들이 새로운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기 전에 신규 (모바일 전용) 사업자 (Uber, Pinterest 등)이 먼저 시장을 선점한 것을 의미한다. 그 추세는 2013년부터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Big Tech 기존 업체들이 (몇 년 늦었지만) 뒤늦게나마 선발 신규 사업자를 따라 잡으면서, 사용자 기반, distribution, infra, 인력 등의 강점을 활용하여 시장 장악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이들 FAANG는 모두 기업가지 1조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이와 비교해 보면, Gen AI 분야에서는 2009년에서 2013년까지 모바일 신규 사업자가 기존 사업자에 앞서 시장에 먼저 진출하고 시장을 선점하였던 과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AI-native
그러면, Gen AI 분야에서는 신규 사업자가 기존 사업자의 경쟁 우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나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Gen AI이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진 ‘2세대 모델’의 새로운 AI-native 서비스를 등장해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단, 여기에서의 몇 가지 특징/조건이 있을 것이다.
이전 세대의 (웹, 모바일) 기술 기반으로는 전혀 가능하지 않은 모델. 실제 어떤 것이 가능할지 지금은 전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쉽게 바로 상상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의미 없는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 1995년의 Netscape Moment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1998년에야 구글, 네이버가 창업된 것을 잊지 말자. 그동안 ‘키워드 광고’라는 ‘미친’ 아이디어가 발명된 이후에야 이런 ‘기존에 없던’ 모델이 사업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Big Tech들이 사용자 기반, 인프라, 인력으로 따라 오기 전에 agile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모델. 실제로는 새로 등장한 (장난감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해 Big Tech은 초반에 별거 아니라고 무시하고 신경쓰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번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생존 & 초기 성장을 만들어야 하겠지만 (이 것이 Clayton Christensen의 Disruptive Tech의 정의임)
그래서, 나는 AI-native 모델이 등장하는데 앞으로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며, 투자자로서 지금부터 2-3년간 집중할 투자 thesis와 (다행히 AI-native 모델이 감지된다면) 그 이후 투자 thesis가 꽤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이 지금부터 직접 Gen AI 기술을 활용하여 실제 모험을 출발할 많은 창업가들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기 기대한다.
Bon Voy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