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Cents #86] “Flights of Thought” on Consumer + AI — Part 12: 소비자 행태 변화 — 4. AI Super App: $1T battle for ‘Intent Capture”
들어가며
Consumer AI에서 가장 중요한 전장의 하나가 조용히 AI 슈퍼앱 경쟁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전쟁은 단순히 더 좋은 모델, 더 똑똑한 어시스턴트, 더 예쁜 UI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 아니라, 소비자의 의도(intent)가 어디에서 포착되고, 해석되고, 실행되는가를 둘러싼 구조적 경쟁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여러 방향으로 이 경쟁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ChatGPT·Gemini·Claude·Perplexity 같은 AI 어시스턴트, AI 네이티브 브라우저 (Atlas, Comet, Dia 등), 에이전트 플랫폼 (Manus, Genspark 등), 애플·구글의 OS 레벨 인텔리전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규 플레이어들이 그 예다. 아직 초반이지만, 이 레이스의 승자는 AI 시대의 지배적 소비자 플랫폼—소위 “AI 시대의 구글”—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 흐름을 이해하는 데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 지난 10년간 중국은 모바일 슈퍼앱 패권 경쟁을 이미 치렀고, 결과적으로 소수의 플랫폼이 소비자의 시간, 거래, 가치 창출의 대부분을 장악하는 구조로 수렴했다. 그리고 지금 중국 시장은 다시 한 번 AI 슈퍼앱을 놓고 플랫폼 전쟁에 돌입하였다.
미국에서는 중국에서 일어난 일이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중국에서 관찰된 경제적 논리, 경쟁의 행동 양식, 유통(distrubution)과 관련된 핵심 경쟁력 관련 역학 관계는 미국 시장의 AI 슈퍼앱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왜 AI 슈퍼앱이 중요한가
AI 슈퍼앱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비자 의도 파악 (intent capture)’ 이다. 이는, ‘소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잘 하는 지점에서 가장 큰 ‘가치 창출 (value capture)’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주요 기술 전환기마다 가장 먼저 소비자의 의도를 포착한 플랫폼이 결국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차지한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웹 시대: 모든 정보·커머스 행위의 출발점으로서의 검색 엔진
모바일 시대: 모든 소비자 활동의 접점 역할을 하는 ‘앱’을 통제하는 앱스토어가 ‘앱 수익화’ 경로를 장악
소셜 시대: 페이스북 피드와 Tik Tok의 ‘알고리듬에 의한 추천’이 소비자의 주의(attention)를 장악하였고, 이는 각각 $1T 규모의 기업 가치를 창출하였다.
[Two Cents #84]에서 “Attention Economy” vs. “Intent Economy”로 비교 설명하였듯이, 지금까지의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사용자 의도를 가장 가깝게 추정할 수 있는 대체품 (approximation)으로서 사용자 트래픽 (attention)의 흐름을 활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최대한 잘 추정할 수 있는 mechanism으로 활용된 것이 traffic, click-through, conversion, A/B testing 등이고 이를 구조화하여 비즈니스로 만든 것이 ad network, affiliate network, performance marketing이었다. 이를 통칭하여 “Attention Economy”라고 부른다.
AI 시대에는 소비자가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는 방식과 형태 자체를 바꾼다.
사용자는 더 이상 검색 키워드, 화면 탐색 시간, 특정 부분의 클릭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의도’를 표현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prompt, context 등의 형태로 직접 표현한다. “OOO 예산으로 O일간 OOO 여행 계획 작성해줘”, “주말 파티에 입고갈 OOO 분위기의 드레스를 $OOO 예산 이내로 추천해줘” 등과 같이.
이 요청들의 기본 시작점(default starting point) 이 되는 지점의 인터페이스는 그 이후의 모든 흐름—서비스, 워크플로우, 커머스, 수익화—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래서 AI 슈퍼앱은 $1T 이상 규모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 낼 새로운 Consumer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 특정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그 ‘상위 레이어’로 존재하며, 모든 카테고리를 가로질러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전달, 중개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결정권을 가짐으로써,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가가치에 대하여 ‘통행세 (toll)’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 super app은 한 번 이 layer를 장악하면 그 layer로 가치 집중이 매우 빠르게 가속된다는 점을 이미 보여 주었다.
중국은 어떻게 슈퍼앱·미니앱 생태계를 만들었나
중국의 super app 생태계는 어느 한 ‘대박 제품’에서 갑자기 탄생한 것은 아니다.
충분한 사용자 기반으로 ‘미니 앱’을 통한 소비자 관련 거래를 장악하고 (’유통’), 그 사용자와의 연결 (’소셜 채널’) 및 결제 인프라를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습관을 super app 내에서 모든 소비자의 ‘의도’의 ‘전달’, ‘해결 (delivery’)까지 모두 내재화함으로써 전체 ‘소비자 의도’의 흐름 전체를 장악할 수 있었다..
WeChat이 대표적 사례다. 원래는 메신저였지만, 콘텐츠(공식계정), 결제(위챗페이), QR 기반 오프라인 결제 등을 단계적으로 추가하며 그 범위를 넓혀 갔고, 2017년 텐센트는 위챗 안에서 돌아가는 ‘설치 없는’ 경량 앱을 미니프로그램(Mini Programs)으로 제도화하면서 이 구성 요소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였다.
사실 그 이전에도 앱내 브라우저의 HTML5 페이지, QR로 연결되는 O2O 플로우, 소비자 대응이 가능한 서비스 계정 등이 개별 구성 요소 형태로 존재했었지만, 미니프로그램 생태계는 이 개별 요소들을 하나의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으로 묶음으로써, ‘소비자 의도’의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에 내재화 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 창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를 보면 그 효과는 명백하다. 2024년 기준,
위챗 미니프로그램 이용 MAU 약 9.36억 명
100만 개+ 미니프로그램 운영
분기 기준 RMB 2조+ GMV가 생태계 내에서 흐름 (연간 약 1조 달러 이상 규모)
미니프로그램은 앱 생태계를 보완한 수준이 아니라 ‘소비자 의도의 흐름’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내재화 함으로써 앱 생태계 자체를 재정의했다. 많은 서비스는 더 이상 독립 앱이 필요 없고, 고객 획득 비용은 크게 내려갔고, 위챗은 포털을 넘어 거대 규모의 폐쇄형 거래 인프라(closed-loop transaction infrastructure)로 바뀌었다.
Alipay, Douyin (Bytedance), Meituam 등 다른 경쟁 Big Tech 들도 WeChat과는 서비스 영역이 다르지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이 모델을 복제했고, 결과적으로 중국 시장에는 소수의 super app이 핵심 사용자 습관 하나에서 출발하여 각각의 영역에서 ‘소비자 의도 흐름’ 전체를 장약하는 다극적 과점(multi-polar oligopoly) 구조가 만들어졌다.
중국 슈퍼앱 승자의 공통 요인
중국 슈퍼앱의 승자는 기능을 많이 쌓아서가 아니라, 소비자 의도의 가장 앞단을 장악하고 그 이후의 의도 흐름 전체를 플랫폼 내부로 흡수했기 때문에 탄생했다. 이 구조는 단기 네트워크 효과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 창출과 포착이 기하급수적으로 강화되는 구조적 우위를 만들어냈다.
1. 유통(distribution)의 장악
중국 슈퍼앱은 메시지, 결제, QR 스캔, 검색, 콘텐츠 소비 등 일상 행동의 기본 진입점을 장악함으로써, 사실상 모든 카테고리의 funnel 상단을 지배했다. 중요한 것은 특정 기능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려면 일단 이 앱을 연다”는 디폴트(default) 행동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대표 사례는 WeChat이다. 메시징이라는 가장 빈번한 행동 위에 결제(WeChat Pay), 콘텐츠(Official Accounts), 오프라인 스캔(QR), 서비스 접근을 얹으면서, 사용자는 점점 외부 앱을 찾지 않게 되었다. “서비스는 WeChat 안에 있다”는 인식이 내면화되는 순간, 플랫폼의 커버리지와 가치 포착 범위는 급격히 확장되었다.
이로 인해 생태계 차원에서는 모든 신규 서비스가 슈퍼앱을 우회하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소비자 접근 비용(CAC)은 슈퍼앱 내부로 수렴했고, 독립 앱은 점점 마케팅·유통 측면에서 불리해졌다. 이는 곧 슈퍼앱이 시장의 ‘관문(gate)’ 역할을 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2. 신뢰 기반을 내장
중국 슈퍼앱이 discovery layer를 넘어 execution layer까지 장악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결제와 ID라는 신뢰 인프라를 내장했다는 점이다. 결제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의도 → 거래’를 끊김 없이 이어주는 핵심 앵커이다.
WeChat Pay와 Alipay는 사용자의 실명 기반 ID, 금융 계좌, 사회적 관계를 하나의 컨텍스트로 묶는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새로운 서비스라도 별도의 신뢰 판단 없이 바로 거래할 수 있었고, 슈퍼앱 내부에서의 전환 속도는 극적으로 빨라졌다.
생태계 관점에서 이는 ‘발견 → 실행’이 분리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검색, 추천, 비교가 곧바로 결제로 이어지면서, 슈퍼앱은 더 이상 트래픽 중개자가 아니라 거래 인프라 그 자체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슈퍼앱 외부에서 가치가 머무를 공간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3. 개발자·판매자 간의 마찰 최소화
미니프로그램은 중국 슈퍼앱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적 혁신이었다. 핵심은 기능이 아니라, 유통·설치·결제·로그인에 존재하던 모든 마찰을 제거했다는 점이다.
개발자와 판매자는 앱스토어 심사, 다운로드, 업데이트, 사용자 재유입 문제를 신경 쓸 필요 없이, WeChat 내부 런타임에서 즉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검색, QR, 공유, 위치 기반 노출이 기본으로 제공되면서, 미니프로그램은 “개발하면 곧바로 유통되는” 구조를 가졌다.
이로 인해 생태계는 long tail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로 진화했다. 독립 앱으로는 성립하지 않던 작은 서비스들까지 슈퍼앱 내부에서는 경제성이 생겼고, 슈퍼앱은 이 모든 활동의 인프라 제공자로서 가치 포착을 강화했다.
4. 습관 축적(habit stacking)
중국 슈퍼앱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새로운 행동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기존 사용 습관 위에 아주 작은 추가 행동만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쌓아 올렸다.
예를 들어, 메시지를 보내다가 결제하고, 결제하다가 서비스를 예약하며, 예약 과정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은 모두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사용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학습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이 행동 반경을 넓혔다.
그 결과 슈퍼앱은 단순한 앱이 아니라 “일상의 운영체제(OS)”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생태계 차원에서는 특정 서비스가 아니라 “플랫폼에 대한 lock-in”이 형성되었고, 이 lock-in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졌다.
독점이 아닌 power-law 과점 구조
이러한 요인들의 결합 결과는 단일 독점이 아니라, 소수의 슈퍼앱이 대부분의 소비자 가치와 거래를 나누어 갖는 과점 형태의 power-law 시장이다. WeChat, Alipay, Douyin, Meituan 등 각 플랫폼은 서로 다른 핵심 습관을 중심으로 강한 지배력을 형성했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승부가 ‘기능 경쟁’에서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도의 시작점을 장악한 뒤, 그 의도 흐름 전체를 플랫폼 내부로 흡수한 플레이어만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구조적 우위를 확보했다. 이는 AI Super App 시대를 해석하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프레임이다.
제 2막: 중국의 AI Super App 전쟁
중국은 지금 이 과정을 AI 시대에 다시 재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super app을 과점하고 있는 Big Tech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AI super app 경쟁을 본격 시작하였다.
Tencent 등 기존 강자는 위챗의 기존 지면—검색, 채팅, 워크플로우—안에 AI를 직접 내장하고, 경우에 따라 외부 모델까지 통합하는 등의 전형적인 수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위 “defend the container, modernize the surface” 전술인 셈이다.
반면, Bytedance등 super app 시장의 상대적 후발 주자가 공격적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Bytedance Doubao는 Douyin (중국의 Tik Tok)의 attention graph와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고, 동시에 디바이스까지 확장하며 소비자의 의도 캡처를 노린다. 최근 Bytedance가 출시한 모바일 AI agent app이 이틀만에 Wechat, Taobao등에게 차단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결국 mobile super app에서의 경험과 마찬기자로, AI super app 경쟁도 AI 능력보다 유통을 장악하는 것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미국 시장의 AI super app
중국과의 공통점
겉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유사하다. 두 시장 모두 핵심 경쟁 지점은 ‘규모있는 소비자 의도 장악 (intent capture)’이다. 소비자의 의도를 장악하면, 의사결정과 행동의 위 지점(upstream)에 있는 ‘플랫폼’은 (super app) 이후 단계(downstream)의 모든 것에 대한 leverage를 가지며, 이는 가장 큰 ‘가치 확보 (value capture)’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두 시장 모두 소비자 접점에 수많은 서비스가 존재하더라도, value chain의 최상단은 ‘소수의 과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강하고, 여기에서 가장 강한 해자는 최 상단 플랫폼 (super app) 기반으로 구축되는 생태계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Consumer AI 시장에서 가장 큰 ‘가치 확보 (value capture)’를 위한 super app 경쟁은, 웹 시대의 구글이 창출한 시장 가치 규모에 필적하는 $1T 규모의 경쟁이 될 것이다.
중요한 구조적 차이
하지만 미국 시장은 중국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중국은 이미 메시징·결제·ID를 장악한 슈퍼앱이 존재하는 상태로 AI 시대로 들어왔다. 반면 미국은 소비자 생태계가 더 분절돼 있어서, 결제, 메시징, 커머스등 핵심 서비스 영역이 각각 여러 플레이어에 분산되어 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OS와 플랫폼 게이트키퍼(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영향력이 훨씬 크고, 디폴트 설정, 권한, 백그라운드 실행 통제등 AI 슈퍼앱이 등장하는 경로 자체를 제약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의 AppStore, Siri 접점, default 검색창 등이 대표적인 예이고, 그 중 Safari의 default 검색창만 하더라고 연간 $20b 이상의 매출 (기업가치로는 $100b 규모)의 가치를 가진다.
프라이버시와 규제 기대치도 더 높다. 이에 따라 자동화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대신 신뢰, 감사 가능성(auditability), 거버넌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가치가 커진다.
이런 차이 때문에 미국에서 위챗 같은 단일 독점 플랫폼이 나올 확률은 낮지만, 그렇다고 power-law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승부의 무게중심이 OS 접점 (Siri), 검색창, AppStore, AI Assistant, AI 브라우저 등 여러 ‘컨텍스트’로 분산된 다극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AI super app 경쟁의 신호
최근 흐름은 미국 시장 역시 AI super app 분야에서 ‘미니앱 모멘트’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ChatGPT가 App SDK와 App Store 형태의 앱 유통을 도입하면서, 어시스턴트가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 자연어로 표현된 소비자 의도는 이제 외부앱 실행 레이어로 전달될 수 있고, discovery 및 수익화는 위 단계의 플랫폼 (여기에서는 ChatGPT)에서 통제된다.
Claude, ChatGPT 등에서 확장되는 스킬/에이전트 라이브러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경쟁의 축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듈들은 미니프로그램처럼 작동하며, AI 플랫폼이 특화된 태스크를 집계하고 수익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어시스턴트 외에도 AI 네이티브 브라우저 (Atlas, Comet, Dia 등) 및 에이전트 플랫폼(Manus, Genspark 등)은 탐색의 순간, 즉 내비게이션 단계에서 소비자의 의도를 포착하려 한다. 브라우징 워크플로우에 에이전트를 내장함으로써, 브라우저를 상호작용의 기본 단위로 둔 구조에 도전하는 것이다.
모든 시도의 방향은 하나로 수렴한다.
“의도가 표현되고 행동이 시작되는 레이어를 소유하라”
미국 AI super app 시장의 잠재 시나리오
미국 시장에서의 AI super app 경쟁은 여러 경로로 전개될 수 있다.
AI Assistant 플랫폼 중심 (ChatGPT 등): 기본 인터페이스가 되어 앱 마켓플레이스와 intent routing으로 가치 포착
OS 네이티브 AI (애플, 구글): 디폴트와 시스템 권한으로 지배하며 AI 워크플로우에서 렌트 추출
소셜 AI (메타): 피드/메시징 안에서 ‘사회적 맥락’으로 의도를 포착하고 크리에이터·커머스로 수익화
엔터프라이즈 AI(마이크로소프트): 워크플로우·ID·거버넌스 중심으로 고 ARPU 영역 장악
각각의 경로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1. AI Assistant 중심 플랫폼 (ChatGPT 등)
이 시나리오의 핵심 value capture는 “intent interpretation + intent routing”이다.
자연어에 의한 사용자 요청이 곧 트랜잭션의 시작점이 되고, 어떤 서비스·에이전트·플랫폼으로 연결될지를 결정하는 레이어가 가장 큰 경제적 파워를 가진다. App Store가 “앱 유통”을 장악했다면, AI Assistant는 “의도 유통”을 장악한다.
AI Super App으로 진화할 경우, 시장은 AI-native app/agent marketplace 형태로 형성될 것이다. 이미 ChatGPT App SDK 앱스토어에서 볼 수 있듯이. 수많은 vertical agent, tool, service가 ChatGPT 내부에서 discovery·추천·실행 경쟁을 벌이고, OpenAI는 추천 로직·수수료·결제·identity를 통해 take rate를 확보한다. 구조적으로는 Web 1.0의 검색 + App Store + 결제 인프라가 하나로 통합된 상위 레이어다.
강점: 플랫폼 중립성, 빠른 iteration, 모델-UX 결합력.
약점: distribution의 불안정성. OS·브라우저·디폴트 접근권을 통제하지 못한다. 또한, 중국과의 가장 큰 차이는 결제·ID·생활 인프라가 선결합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WeChat 대비). 미국에서는 Super App이라기보다 포털에 가까운 “Super Gateway”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나리오가 주류가 되면 Consumer AI 시장은 “agent-first, API-first” 구조로 재편된다. 개별 consumer app의 브랜드 파워는 약화되고, intent layer에 최적화된 execution agent들이 value를 나눠 갖는다.
현재/잠재 경쟁사는 OpenAI(ChatGPT), Anthropic(Claude), Google(Gemini). 가장 유력한 승자는 OpenAI, 단 OS에 대한 종속 리스크는 상존한다.
2. OS 네이티브 AI (Apple, Google)
이 시나리오의 value capture 핵심은 “디폴트 설정 + 시스템 권한 + background execution”이다.
사용자가 의식을 하지 않아도, OS 레벨에서 intent가 감지되고 처리되는 구조다. 이는 광고나 수수료보다 AI 워크플로우 전반에 대한 “수수료 (rent)” 추출로 귀결된다. 현재의 AppStore 수수료와 비슷한 구조의.
AI Super App은 별도의 앱이 아니라 OS 자체가 Super App이 된다. Siri/Gemini는 표면적 인터페이스에 불과하고, 진짜 경쟁력은 notification, permission, sensor, payment, identity를 묶은 OS layer에서의 통합 제어권이다. 시장은 기존 앱 생태계 위에 AI-enabled workflow layer가 덧씌워지는 형태로 형성된다.
강점: 압도적 distribution과 lock-in.
약점: innovation 속도와 개방성. 중국과 달리 미국 OS 사업자는 규제·프라이버시·반독점 압력이 매우 강해 공격적인 value capture에 제약이 있다. 또한 Apple은 광고/커머스에 직접적으로 깊게 들어가기 어렵다.
이 흐름이 주도권을 잡으면 Consumer AI 시장은 OS-centric, incumbent-friendly 구조로 간다. 새로운 consumer AI 회사는 OS의 extension 혹은 plugin이 된다.
현재 경쟁자는 Apple, Google. 장기 승자는 Apple일 듯. 단 “AI-native Super App”보다는 “AI-powered OS”에 가깝다.
3. 소셜 AI (Meta, Tik Tok)
소셜 AI의 핵심 value capture는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 기반 intent capture”이다.
사용자의 욕구는 종종 개인적이지 않고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추천, 구매, 선택이 네트워크 안에서 발생할 때 Meta, Tik Tok 등이 intent를 가장 먼저, 가장 풍부하게 포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social feed, Tik Tok의 algorithmic feed에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개인화 컨텐츠를 제공, 생성하면서, 개인화된 맥락 광고 등을 통하여 가치 추츨 (value extraction)을 극대화하는 현재의 소셜 피드 구조에 AI를 입힌 구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AI Super App은 피드·메시징 안에서 ‘ambient AI” 형태로 작동할 듯 하다. AI는 질문받지 않아도 제안하고, 크리에이터·광고·커머스와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시장은 크리에이터, 브랜드, AI agent가 동일한 attention 공간에서 경쟁하는 구조로 형성된다.
강점: 세계 최대의 social graph와 광고 머신.
약점: trust와 execution. 중국의 Douyin은 결제·물류·O2O까지 깊게 통합됐지만, Meta는 여전히 “discovery & influence”에 강하고 execution은 약하다. 규제 리스크 또한 상존한다.
이 시나리오가 강해지면 Consumer AI 시장은 “influence-driven commerce + AI recommendation” 구조로 진화할 것이다. 고관여 task보다는 저·중관여 의사결정에 강하다.
현재/잠재 경쟁자는 Meta, Tik Tok. AI Super App이라기보다는 “AI-augmented social OS”에 가깝다.
4. 엔터프라이즈 AI 확장형 (Microsoft)
이 시나리오의 value capture 포인트는 “workflow, identity, governance”다.
소비자 개인의 intent가 아니라, 일(work)을 통해 형성되는 intent를 장악한다. Copilot은 개인용 AI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enterprise contract가 수익의 중심이다.
AI Super App은 consumer-facing이라기보다 “work-life crossover platform”이 된다. Outlook, Teams, Windows를 통해 형성된 습관이 개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고 ARPU 구조가 유지된다. 시장은 SaaS + consumer hybrid 형태로 형성된다.
강점: 안정적인 수익, enterprise lock-in, 규제 대응력.
약점: consumer 감성, 속도, 문화적 영향력 상대적으로 취약. 중국에는 대응되는 플레이어가 거의 없고, 이 자체가 미국 시장의 특수성이다.
이 흐름이 강화되면 Consumer AI 시장은 “two-tier”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터프라이즈 기반 고 ARPU 레이어와 순수 consumer 저 ARPU 레이어의 분리.
경쟁자는 Microsoft. 승자는 Microsoft, 단 consumer AI의 “보편 인터페이스”가 되기는 어렵다.
다극 균형(Multipolar Equilibrium)
가장 가능성이 높은 그림은, 단일 보편 승자보다는 컨텍스트별 소수의 power-law 지배가 공존하는 다극 균형(multipolar equilibrium)이 될 것으로 보인다.
ChatGPT (intent gateway), Apple/Google (execution infra), Meta (social discovery), Microsoft (high-value workflows) 등 컨텍스트별로 power-law dominance를 나눠 갖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AI Super App 경쟁: 새로운 $1T 기회
AI Super App 경쟁의 본질은 “누가 더 좋은 AI를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소비자의 의도가 처음 포착되고 실행으로 전환되는 기본 인터페이스”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다. 이는 기능 경쟁이 아니라 시장 구조 경쟁이며, 소비자 트래픽과 매출이 흘러가는 경로 자체가 재편되는 과정이다.
이 경쟁에서 승자는 단일 vertical을 지배하는 기업이 아니라, 여러 vertical 위에서 의도를 해석·라우팅·실행하는 상위 레이어를 장악한 플레이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AI Super App은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가 아니라, 향후 10년 Consumer AI 시장의 가치 축적 방식 자체를 규정하는 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슈퍼앱 역사는 기술적 우위보다 “intent capture” 장악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 장악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일단 사용자의 default 행동 패턴 및 그 destination이 되면, discovery, 결제, 공급자 유입이 동시에 그 컨테이너 안으로 흡수, 통합되며, value capture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된다.
미국은 동일한 형태의 단일 슈퍼앱으로 수렴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의도 캡처가 value capture의 집중으로 이어짐”은 동일하게 작동한다. 즉, 구조는 다를 수 있어도 “의도를 먼저 잡은 쪽이 대부분의 가치를 가져간다”는 교훈은 그대로 유효하다.
이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표면적인 제품 경쟁이 아니라 시장 구조를 먼저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AI Super App을 직접 만들겠다는 접근보다, 어떤 레이어가 필연적으로 필요해질지, 어디에 병목과 톨게이트가 생길지를 먼저 정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창업자에게는 “AI를 잘 쓰는 제품”보다 의도 흐름 안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포지션을 찾는 것이, 투자자에게는 단기 트랙션보다 장기적으로 가치가 쌓이는 레이어에 대한 베팅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 전환기는 완성된 승자를 고르는 게임이 아니라, 승자가 만들어질 자리(position)를 선점하는 게임에 가깝다.
모든 기술의 큰 흐름에는 소비자 레이어의 지배권이 다시 재편되는 순간이 있다. 웹 전환기의 구글이 그랬듯이, AI Super App 경쟁은 AI 시대에 그 역할을 할 것이며, 이는 향후 Consumer AI 시장에서 새로운 $1T 가치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질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지금은 구조가 완전히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표준과 규칙이 형성되기 직전의 구간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그 방향 위에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 글이, 다음 Consumer AI의 큰 흐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기회를 상상하고 정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글이 저희 팀이 바라보는 방향과 맞닿아 있어서 정말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저희 팀이 Universal Memory라는 아이템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미국에서의 플랫폼 경쟁이 결국 단일 슈퍼앱으로 귀결되든 그렇지 않든, 필연적으로 필요한 레이어 중 가장 큰 가능성을 메모리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OpenAI가 Agent Store 플랫폼을 장악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각 에이전트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용 컨텍스트 메모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버티컬 앱들이 공존하는 구조로 간다고 하더라도, 에이전트 수가 많아질수록 멀티 에이전트 구현을 위해서는 각 버티컬 에이전트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저희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Login with Membase’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에이전트 서비스에 로그인할 때 ‘Login with Google’ 대신 ‘Login with Membase’를 선택하면, 과거 몇 년간 써왔던 서비스처럼 곧바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슈퍼앱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생태계가 다극 구조로 진화할수록, 컨텍스트를 플랫폼이 아니라 유저 손에 쥐어주고 이를 자유롭게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드는 ‘메모리 허브’가 오히려 슈퍼앱보다 상위 레이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