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시장 대비해서 상대적으로 진행이 느렸던 Consumer AI 시장에 대하여, 대략 2026년 하반기나 늦어도 연말 정도를 기점으로 (먼저 미국 중심으로) 본격적인 Consumer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2026년 들어 몇 가지 결정적인 모멘텀이 생기면서 그 범위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넓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전환점이 그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그 각각의 전환점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그 기반으로 Consumer AI 시장이 어떻게 진화/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Consumer AI 확산을 위한 변곡점
2026년에 생긴, Consumer AI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전환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26년 초 시장을 휩쓴 OpenClaw, 또 하나는 Jev로 대표되는 Decision Model 출현.
(추가로 그 기반 역할을 하는 모델의 발전, 특히 오픈소스 모델의 폭발적인 성능 개선과 on-device 모델의 빠른 진화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모델 발전은 전환점까지는 아니어도 inference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하여 Consumer AI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OpenClaw와 Consumer 에이전트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OpenClaw의 등장이다.
OpenClaw의 핵심은 웹, 모바일 앱, 혹은 다른 어떤 형태가 될지 명확하지 않았던 소비자 AI 접점의 형태와 그 기술적 구조를 새로운 형태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연초 OpenClaw 열풍이 휩쓸고 (특히 중국 시장 중심으로) OpenClaw의 단순 wrapper도 여럿 등장하였지만 그들은 모두 실패하였고, 2026년 하반기 들어서 이를 소비자를 위하여 새롭게 구성하고 포장한 Instinct, Muse가 등장하고 이들이 소비자의 mindshare를 얻음으로써, Consumer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들 모두 그 기술적 구조는 OpenClaw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OpenClaw가 Consumer AI 접점 및 UX 측면에서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웹 혹은 모바일 앱의 과거 기술에 의해 정의된 기존의 고객 접점 포인트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줌으로써, AI라는 새로운 기술에 맞는 형태의 컨슈머 접점과 UX 구조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모바일 앱이나 웹을 대체하는 형태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소비자 접점 역할의 디바이스로부터도 자유롭게 됨으로써 스마트폰/디바이스와의 디커플링, 새로운 워크플로우 및 서비스 가치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접점 등장 모두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수준의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Meta가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하드웨어 카테고리로 드라이브하고 있는 Muse Gadget 이다.
Jev와 모델 인프라
또 하나의 전환점은 Jev로 대표되는 Decision Model의 출현이다. (이 시각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있다.)
Decision Model의 핵심은, 평가 및 의사결정이라는 좁은 영역에 특화하여 (기존의 1/30~1/50 정도의) 아주 빠른 응답 시간과 (기존의 1/100 수준의) 낮은 inference 비용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평가와 의사 결정 영역이 생각보다 그 범위가 넓고, 현재 주로 multi-agent 및 에이전트 하네스 구조로 실행되는 작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다는 점때문에, “아주 빠른 응답 시간과 (좀 더 중요한) 아주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 가능한 Decision Model은 특히 Consumer AI 시장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AI 기반 시스템이 (특히 multi-agent 환경에서) 어떤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유형의 작업이 수반된다. 예를 들면, 검색 혹은 Retrieval을 통해 필요한 텍스트/데이터를 가져오는 것, 가져온 텍스트/데이터를 분석·평가하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액션을 정하는 eval, eval에 의해 결정된 분기점에 필요한 액션을 실행하기 위해 코드를 생성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작업 등이 포함된다.
이 과정의 실행 주체는, 크게 데이터 Retrieval, 분석, 필요한 액션 실행등의 실질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에이전트, 그리고 에이전트 실행과정 평가 및 분기/다음 액선을 결정하는 에이전트 하네스로 그 역할이 나누어진다. 멀티 에이전트 구조에서 실질적 작업을 실행하는 에이전트의 역할 못지 않게 그 실행 과정을 평가, 판단하고 다음 작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하네스의 비중이 크고, 그 역할이 전체 실행에서 (경우에 따라 50%+ 수준이 될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eval 및 의사 결정 부분이 기존에는 LLM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실행해 온 것 대비 Decision Model이 아주 빠르게 비용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되면, 전체 워크플로우 실행에 필요한 inference 비용을 상당히 낮출 수 있게 된다.
이 (LLM + Decision Model) 구조를 더 일반화하면 각 작업 카테고리마다 최적화된 각기 다른 모델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구조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확정적 프로세스는 코드 생성 특화 모델, 검색은 임베딩, 복잡한 전체 작업 계획은 추론 모델, 고빈도의 판단과 의사 결정은 Decision 모델 등 구체적인 작업 단위로 model routing을 통해서 각기 다른 특화 모델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모델 구조 다양화가 가지는 의미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모델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됨에 따라 비용 구조에 상당히 민감한 Consumer AI 서비스를 비로소 비용 효율적으로 제공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컨슈머 AI 서비스가 확산되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이 inference 비용인데 그에 대한 해결책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오랜 기간 축적되어 온 오픈 모델의 성능 개선에 따라, LLM이 필요한 작업에 대해서도 굳이 고비용의 첨단 모델이 아니더라도 작업의 상당 비중을 비용 효율적인 중.소 규모 LLM으로 처리 가능해졌고, 더 나아가 consumer grade 하드웨어 (예: Mac MIni/Studio, iPhone)에서 직접 구동되는 on-device model에서 처리 가능한 작업 범위 역시 넓어짐에 따라, 아주 단순화하면 소비자 서비스에 필요한 inference 수요를 적게는 50%, 많게는 70~80%까지 frontier model 없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본다.
소비자를 위한 Virtual Computer
Consumer AI agent의 새로운 또 하나의 흐름은, 개인 Consumer AI 에이전트가 각 사용자에게 클라우드 기반 전용 (virtual) 디바이스를 하나씩 할당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Grok Bot, Muse, Pickle, Hark 등이며, 이 추세는 앞으로 등장할 Consumer 에이전트에게도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개념은, 이제 각 개인이 클라우드에 본인 전용의 (virtual) 서버 instance를 운영하게 되고, 그 성능이 Mac Mini/Studio 수준으로 확장되면 대략 30B~300B 규모의 LLM 및 대략 1B ~ 20B 규모 Decision Model에 대하여 추가 API/token 비용 없이 inference를 수행하는 개인 전용 서버가 생긴다는 의미이고, 이 정도면 Consumer AI 서비스에 필요한 inference 수요의 50%에서 최대 70~80%까지 커버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이에 필요한 virtual server 비용 부담은 필요한데, Mac Mini 수준이면 월 $20-30, Mac Studio 수준이면 월 $100~200 정도의 비용으로, 이는 대부분의 use case에서 OpenClaw/Hermes agent를 운용하는 비용보다 1/2~1/20 정도 저렴하다. (참고로, 내가 사용하는 Hermes agent의 Claude API 비용이 대략 월 $500에서 최대 $2~3,000 정도이다. Sonnet 기준 비용)
소비자를 위한 AI stack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한 [Two Cents #95] 새로운 소비자 AI Stack에서 논의하였듯이, 이러한 변화의 다음 단계는 사용자가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과연 필요할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1,000이 넘는 가격 기준으로 스마트폰 당 (2년 사용 기준) 월 $50의 비용을 소비자가 계속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iPhone Duo 기준으로는 $2,000 & 월 $100)
이와 관련된 변화는 상당히 긴 시간에 걸친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비용 구조만으로 단기간의 변화가 촉발되지는 않겠지만, Consumer agent, 클라우드 기반 virtual server, 비용 구조, (OpenAI/Meta 등이 계속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Consumer 접점 디바이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장기간에 걸친 변화에 따라 소비자 행태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Gradually, then suddenly!
P.S.
Muse 기준으로, Consumer 에이전트를 DAU 1억명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인프라는 1~2GW 규모로 추정된다. GPU/CPU 기준으로 1GW 규모 AI compute 설비는 대략 $30b~50b 규모 설비 투자를 필요로 한다. (이는 연간 $10b~15b 규모의 감가상각/Opex를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 접점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생각보다 capex-heavy한 경쟁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 것의 작은 버젼이, Instinct가 소비자 traction을 확보하기 시작한지 1.5개월만에 $1b 넘는 펀딩을 진행한 이유이다. 이는 오픈소스 모델, Jev 등을 통하여 inference 비용 효율화를 할 수 있는 것 대비 OOM (order of magnitude) 다른 수준의 규모이다. 즉, “어떤 규모에서 경쟁하고, 이에 필요한 자본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이 분야에서 경쟁하기 위한 스타트업이 답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Consumer AI 시장은 어떤 형태, 과정으로 진화할까? 그 구조에 대한 생각.
그럼 이 전환점을 기반으로 앞으로 컨슈머 AI 서비스들이 어떠한 유형, 어떠한 방식, 어떠한 패턴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것들이 어떻게 시장을 확대해 나갈까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 보자.
사고의 틀 —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에게 확산되는 패턴
기본적인 생각은, 개별적인 서비스의 내용과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웹 시대의 Consumer 서비스 확산 과정과 AI 기반 Consumer 서비스의 확산 과정이 전반적인 메타 구조 측면에서는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단 Web vs. AI 만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에게 확산되면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행태 변화 및 그에 따른 시장 구조 변화에 전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메타 구조라고 생각한다. (이는 Printing Press, 사진, 영화, 전화, 라디오 등의 기술이 소비자 대상으로 확산된 과정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여 왔다.)
먼저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반 기술 구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점이 만들어지고 (현재의 Consumer 에이전트 등장 단계), 그 기반 위에서 먼저 다양한 소비자 서비스의 폭발적 공급이 일어나고, 그 중 소비자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대규모로 사용하는 일부 킬러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킬러 앱들이 다수 등장하여 이들이 시장을 나누어 가지면서, 이러한 서비스들을 아우르고 그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지속 가능한 시장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화가 진행되고 (웹 시대의 구글에 해당하는) dominant 플랫폼이 등장한다.
웹 초기에는 Yahoo.com!의 등장을 통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수많은 웹 서비스들을 소비자들이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는 초기 접근성을 제공해 주었고, (← 지금 단계)
그 다음 단계로서 이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비자 대상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Geocities, Hotmail 등)
그 중 소비자들이 대규모로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몇몇 killer app이 등장하여 그 기반으로 대규모 사용자 기반이 구축된다. (Hotmail, 커뮤니티 서비스, 컨텐츠 서비스 등)
이러한 killer app들을 통하여 대규모 사용자 기반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대상으로 그 기술의 확산이 보편화되고,
그 중 소비자 시장을 주도하는 몇몇 카테고리가 시장을 분점하고 (커머스, 소셜, 컨텐츠 등 주요 카테고리의 탄생),
이들을 aggregation하고 이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의 플랫폼으로서 등장한다. (즉, 구글)
Consumer 에이전트 시장의 진화
그런 점에서 보면, 현재의 Consumer 에이전트는 ‘이제 막 만들어지기 시작한 소비자의 AI 접점’에 해당된다.
그럼, Consumer 에이전트 시장은 어떻게 만들어져 갈까?
먼저, Consumer 에이전트 시장은 “winner takes it all” 형태가 될까? 현재 생각은,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주된 이유는, agent의 네트워크 효과는 웹, 모바일의 경우와 비교해서 그리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agent로 유입된 사용자의 lock-in 효과는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agent가 소비자의 mindshare를 확보하고,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interaction을 잘 축적하고 (’메모리’ ‘personalization data layer’),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를 전담할 수 있는 역량이 된다는 전제하에서. (아래 “Consumer AI 서비스의 moat에 대한 생각” 참조)
이러한 배경에서,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소수의 Consumer 에이전트 기반의 ‘과점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winner takes it all’ 까지는 아니지만,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소수의 플레이어 중심의 ‘과점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새로운 Consumer 서비스의 폭발
다음 단계로, 이 에이전트 접점을 통하여 다양한 서비스의 폭발적인 확산을 거쳐,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대규모로 사용할 킬러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최근 컨슈머 에이전트가 급속히 등장 & 확산되는 것은 “이제야 Consumer에게 유의미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 기술적 & 시장 환경 기반이 갖추어졌다”의 의미이다. (이는 OpenClaw 구조를 통하여, 소비자가 특별한 기술적 이해 없이도 multi-agent 기반 서비스에 접근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Consumer 에이전트 시장이 극 초기로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는 ‘이러한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범적으로 보여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실질적이고 반복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까지 진화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Yahoo!가 이제 막 등장한 상태로서, 이제 새로운 유형의 웹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등장할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에게 확산되는 초기 패턴에 반복되었듯이,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 (value prop)을 찾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로 가능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미 익숙한 것들도 많지만, 기존에 전혀 없던 새로운 것들도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 AI Companion, AI 컨텐츠 생성 등의 예에서 이미 보았듯이)
이 단계에서 얼마나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등장할지에 대해서는 좀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웹은 온라인이라는 기반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새로운 실험이 폭발적으로 먼저 등장하였지만, AI는 웹, 모바일 시기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소비자가 학습한 행동 패턴들이 만들어져 있고 (예: 쇼핑, 소셜, 컨텐츠 생성 & 공유), 이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도 이미 충분히 구축되어 있어서 (예: Amazon/Doordash의 상품 DB, 소셜 플랫폼의 social graph 등), Consumer AI는 어떤 면에서는 이미 구축된 기반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의 소비자 행태 변화를 가져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Two Cents #92] Consumer AI 서비스 유형 및 진화에 대한 생각 에서 그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누어 보았듯이. 여기에서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소비자 행태’의 등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다만, 기존에 이미 구축된 소비자 행태의 유형 (예: 온라인 쇼핑, 소셜 등)은 AI 기반 환경에서도 상당 부분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 접점이 웹/앱이 아닌 에이전트를 통한, 약간 다른 형태일 수 있지만.)
물론, 이미 Instinct, Muse가 보여 주는, 기존에 가능하지 않았던 기능을 통한 새로운 소비자 행태가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예: 예약 불가능한 식당/영화/스포츠 티켓 구매, 통신료 인하 협상, 스포츠 경기장 화면에 잠시 등장하였던 자신의 영상을 Instinct를 통해서 찾아 낸 경우 등), 이에 따른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들이 번거로움때문에 가격 협상, 해지, 환불 요청을 하지 않던 서비스에 대하여 이제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행해서 action을 취하기 시작하였고, 이 방식이 확산되면 이러한 ‘소비자의 번거로움’ 때문에 공급자에게 사실상의 free profit으로 남았던 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점. 예를 들면, 선불카드 잔액, 통신/OTT 가입, 가입하고 잊고 있는 수많은 서비스 등이 해당됨. 이 구조 및 행태가 더욱 일반화될 때 시장에 어떤 구조적 변화가 올지에 대한 Stripe 창업자의 생각. (요약: (1) (쿠폰 등의) 프로모션 효과 약화, (2) 구독 자동 취소 증가, (3) 유통보다 제품 품질이 경쟁 우위의 핵심으로 복귀, (4) 제품 데이터 (품질, 가격) 가치 상승, (5) 대표 제품 집중 vs. 취향 기반 다변화, (6) 소비자의 수요 라우팅 비즈니스 모델(SEO 등)에 대한 근본 도전) 이 구조가 더 확장되면 일반 은행에 passive하게 남아 있는 잔고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agent에 의한 massive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을 정도.
그럼에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killer app/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Next killer app?
그럼, 다음 질문은 어떤 killer app들이 등장할 것인가 이다. 글쎄, 앞으로 2-3년간 시장의 흐름을 잘 살펴 봐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Yahoo!의 등장에서 Google의 등장까지는 4년 걸렸다.)
“AI 시대의 구글?” — The Next $1T Question
이 과정에서 이러한 소비자 서비스들의 확산이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구조화되고, 또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질까에 대해서는, 그 구체적인 양태와 구조는 과거 웹, 모바일 시대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띌 것이다.
메타 구조 측면에서는 유사한 패턴을 보일 수 있지만, 초기 상태 (예: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어떤 형태로 모여 있는지. 예: 중국의 모바일 슈퍼앱 vs. 미국의 구글/아마존 구조), 그 기반 구조 (결제 인프라. 구글 기반의 비교적 open network 기반의 미국 시장 구조 vs. 소수의 슈퍼앱 중심의 과점 상태의 중국 시장 구조), value prop에 대한 기대 (예: 소비자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 vs. 소비자 지불 의사) 등 다양한 변수가 Tech wave, 개별 시장 구조 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I 시대의 구글”의 형태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Two Cents]에서 여러 번 다룬 “intent capture / routing”이라는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Two Cents #84] Intent Economy, [Two Cents #86] Intent Capture), [Two Cents #88] Consumer AI 구조)
현재의 생각:
당초에는 Agent와 분리된 별도의 intent routing layer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즉, 구글과 같은 third-party aggregator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 어쩌면 Agent가 그 intent routing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도 같이 하고 있다. 여기에는, 에이전트가 각 개인의 선호, 거래 기록 등에 대한 ‘메모리’를 잘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위한 ‘개인화’를 하고, 이에 기반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 대한 ‘공급자의 선택’까지 전체 스펙트럼을 직접 잘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여기에서 가장 큰 value accrual이 일어나는 지점이 ‘공급자 선택’ 인데 (구글의 키워드 광고에 보여 줄 링크를 선택하는 알고리듬에 해당하는), 이 역할을 agent가 모두 담당할 수 있을지, 아니면 third-party intent-router가 등장할지, 등장한다면 어떤 방식/구조가 될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아직은 “구조적으로 agent가 모두 담당하기 어려울 듯 하다”고 판단하는데, 동시에 아직 “third-party intent router가 어떤 형태로 어떻게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몇 가지 추가 생각
참고삼아 Consumer 시장의 몇 가지 상수 요소들을 살펴 보면 (소수의 early-adoptor보다는 다수의 early & late majority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자신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확한 형태를 잘 알지/예측하지 못하지만, 실제 그 서비스를 발견하면 놀랍도록 빠르고 대규모로 adoption이 일어난다. (예: hotmail, 세이클럽)
소비자들은 일상적인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출에 극도로 보수적이다.
다만, 게임 등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 반대의 행태를 보일 수 있다. (예: 리니지 ‘고래’ 사용자)
…
Consumer AI 서비스의 moat에 대한 생각
Consumer AI 서비스의 moat & defensibility
Consumer AI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moat, defensibility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friction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의 니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하도록 해 주는 요소가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먼저 모든 에이전트들의 기술적인 수준은 평준화될 것이고, 기술에 기반한 차이는 기본적으로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컨슈머 AI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의 차별화도 없을 것이다. 서비스의 기능이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서 만들어졌어야 했기 때문에 그 개발의 friction 자체가 경쟁력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원할만한 기능을 미리 예상해서 만들어 두기보다는, 실시간으로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on-the-fly로 직접 실행에 옮기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 OpenAI Intelligence UI) 따라서 각 컨슈머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기능상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거의 없을 것이다.
기술, 기능 상의 차별점이 없는 상태에서, Consumer AI 서비스, 특히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lock-in 할 수 있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첫 번째,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실행하는 데서 생길 수 있는 friction 해결: 예를 들면 관련 예약을 하기 위해 특정 서비스에 로그인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없애주는 것.
두 번째, 소비자들이 선택했던 거래 기록, 선호도 등을 기억해 두고, 그런 것을 반복해서 선택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것
세 번째,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하여 매번 소비자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proactive하게 제안하고, 일정 수준의 신뢰가 쌓인 이후에는 자율적으로 소비자를 대행해서 실행해 주는 것
이를 위하여 주요 요소로서, 소비자 니즈를 잘 해석하고 (’intent’의 이해), 이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자와의 연결 & 실행 (’intent routing’), 그 과정에서 개인의 거래 이력, 선호도 등을 잘 기억하고 개인화에 활용되는 ‘메모리’ & ‘개인화’가 (personalization) 핵심 차별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시장별 로컬 서비스의 defensibility에 대하여
이런 Consumer AI 서비스 특징을 곱씹어 보면, Instinct, Muse 등 글로벌 Consumer 에이전트가 과연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까에 대하여 상당히 의문이 커진다.
당초에는 (ChatGPT 등의 챗봇 서비스 중심으로 생각하였을 때) Consumer AI 서비스 간의 차별화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과연 국내 Consumer AI 서비스가 글로벌 서비스 대비 경쟁력이 있을까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가졌었다. (이를 아주 단순화하여 “AI 시대에서 네이버, 카카오톡 같은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플레이어 등장이 가능할까?” 질문을 계속 스스로에게 던졌었다.)
하지만 Consumer 에이전트의 등장과 함께 이를 접점으로 하는 소비자 행태를 기반으로 다시 생각해 보면, 한국 시장 구조 및 다른 관행, 서로 다른 현지 시장 핵심 플레이어 및 인프라, 현지의 독특한 friction 등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오히려 Instinct, Muse 등 글로벌 에이전트 대비 “국내 플레이어가 빠르게 초기 시장 장악을 하고 소비자의 mindshare를 빠르게, 더 확고하게 확보할 수 있겠다”으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글로벌 플레이어는 각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및 우선순위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또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일단 국내 중심의 Consumer AI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각 개인의 거래 기록이 축적되며, 소비자와 관련된 데이터 (메모리)들이 축적되면서,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Consumer AI 서비스로의 전환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는 Consumer 에이전트가 각 개인에 대하여 관리하는 ‘메모리’의 범위, 깊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의 거래 기록, 자신의 선호도 등을 쌓은 이후에 다른 서비스로의 이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각 Consumer AI 서비스가 메모리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느 수준의 ‘개인화’ & lock-in을 할수 있을 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배경으로, 당초 예상과 상당히 다르게, Consumer AI 서비스에서는 각 시장에 잘 현지화된 선발 주자가 가질 수 있는 moat & defensibility가 생각보다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유를 하자면, 90년대 후반 웹이 도입되면서 각 현지 시장에 맞는 로컬 웹 서비스들이 시장을 장악하였고, (다른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결국 구글이 기존 업체를 대체하며 시장을 장악하였지만)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경우에는 로컬 서비스들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현지 시장을 계속 장악할 수 있었던 점과 비슷한 패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Virality, 네트워크 효과에 대하여
또 하나 고려할 점은 시장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virality에 의한 사용자의 폭발적인 유입이다. 웹 시대에는 hotmail, 세이클럽 등이 그 유형을 보여 주었고, 모바일 시대에는 WhatsApp, 카카오톡의 주소록 기반 virality가 그 유형을 보여 주었듯이.
이후 프라이버시, 개인 정보에 대한 각성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그런 (서부 개척 시대 수준의) 기회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virality는 초기 Consumer AI 서비스들이 시장에 자리 잡고 시장을 장악하는 데 결정적인 경쟁 우위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실현될지에 대해서는 각 개별 서비스의 특징, 그리고 거기에 사용자를 묶을 수 있는 virality, social 기능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원론적으로 확보 가능한 주소록 혹은 소셜 그래프를 최대한 활용하여 사용자의 유입 및 네트워크 이펙트를 구축할 수 있다면 중요한 해자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Consumer AI 에이전트들이 다른 에이전트 및 사용자들과의 그룹 챗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이것이 Consumer 에이전트의 중요한 virality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07년에서 2010년 사이 페이스북, 카카오톡 게임 초기의 소셜 게임 기반의 virality도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Agent의 virality, network effect에 대해서는 (아직은 일반론적인 수준 논의에 그치지만) 아래의 글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Will agents have network effects? - by Andrew Chen
BRAINDUMP ON VIRAL LOOPS - by Andrew Chen
아직 답을 찾고 있는 몇 가지 이슈들
AI 슈퍼앱 vs. “intent router”
가장 큰 value accrual이 일어날 지점/플레이어가 될 부분
현재의 핵심 관찰 포인트: Sign in with ChatGPT, ChatGPT에서의 쇼핑 경험, (skill marketplace, (smart) router)
그 시장 구조, 각 플레이어의 핵심 역할 및 value prop, 현재 시장 구조에서의 진화 혹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completely TBD
현재 생각: 중국은 Wechat, Alipay, Bytedance 등 기존 슈퍼앱 중심으로 이들이 AI 슈퍼앱으로 진화할 듯. 이미 중국 시장에서는 Wechat, Alipay, Doubao 3강 구도에서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음.
현재 생각: 미국은 (한국 포함) 현재 구글/아마존 역할에 해당하는 ‘intent router’의 새로운 dominant 플레이어가 (오랜 시간에 걸쳐. 10~20년?)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본다. 이 시장에서는 전형적인 “disruptive innovation”에 의한 시장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앱스토어 가능성? → not likely. 기본적으로 기존 incumbent 중심의 시장 구조로서 형성된 것으로서, Consumer AI 스타트업은 새로운 경로가 필요할 듯. 그 구체적인 형태는 TBD. ‘AI 슈퍼앱’과도 연관된 이슈
소비자는, 하나의 (master) 에이전트와만 대화를 할지, 아니면 (기능별로 특화된) 여러 에이전트가 필요할지?
현재의 생각은, 하나의 (master) 에이전트와 대화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봄. 18세기 유럽 귀족의 ‘집사’와 비교될 수 있는 구조.
반대되는 의견: Gokul Rajaram on X: “Vertical personal agents and account ownership” / X
에이전트와의 주된 대화 방식은 음성이 될지, 아니면 계속 (스마트폰) 화면기반 UX 형태가 될지
주된 UX 대화 방식은 음성으로 바뀌고,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이라는 주된 consumer device를 중심을 돌아 가는) 화면 기반 UX는 음성 (혹은 다른 modality 기반으로) 에이전트와 대화하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마트폰과 같이 상당한 성능, 가격의 디바이스를 계속 들고 다니게 될지? 아니면 음성 기반으로 좀 더 단순화된 디바이스로의 전환이 일어날 지 (예: OpenAI voice-first device) → 후자의 방향으로 전반적인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90년대 중반 Yahoo!와 Netscape가 Consumer 웹 서비스의 시작점이 되었듯이, Consumer 에이전트가 이제 Consumer AI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늘 그렇듯이 Consumer 서비스에서 시장 구조가 어떻게 형성될지, 그리고 어떤 플레이어가 시장을 장악할 지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플랫폼이 탄생할 기회는 대략 Tech Wave마다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오며 지금이 Consumer AI에서의 그 첫 번째 기회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글로벌 AI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큰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Consumer 에이전트의 형태와 구조를 보면서 어쩌면 지금 다시 한국 시장에서 로컬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렸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이제 막 새로 열린 새롭고 큰 Consumer AI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이 좋은 기회를 잘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